클로버밭
첫 눈이란 뭘까요 본문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은 발표했다
명왕성은 더이상 행성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것을 앞으로 왜소행성으로 분류하기로 했다며
134340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누군가는 명왕성이 퇴출되었다고 말하며 섭섭해한다
새로운 이름이 차갑다며 명왕성의 개명에 슬퍼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 현상이 의미가 크거나 비극적인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바뀌었을 뿐
명왕성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며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이다
사실상 후자의 말이 맞다.
134340은 우리가 발견한 소행성들에 붙이는 일련번호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서운함을 느끼는 심장을 갖고있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너무 차가워져서 내리게 되는 얼음의 결정체일뿐인데
그게 인간이 마음대로 정한 365일 1년의 두번째 겨울에 처음 내렸을 뿐인데
우리는 첫 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랑을 준다
함께 첫 눈을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으며
눈이 내리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기도 하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더 추워져서 눈이 내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린 그 순간 겨울의 따듯함을 느낀다
우린 그런 심장을 갖고있다.
오늘 첫 눈이 내렸다
12월 6일이라니 첫 눈이 지각을 했다.
인간이 지구를 괴롭혀 눈이 지각을 했지만
우리가 눈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불명확한 순간들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모두 첫 눈을 기다려왔음은 분명하다
첫 눈이란 뭘까
손바닥만한 심장에 첫 눈이 닿았을 때 첫 눈의 의미는 정해진다
올해 나의 심장에 눈이 닿았을 때 정해진 눈의 의미는 위로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게 야속하고 아쉬움에 목이 턱턱 막히는 최근이었다
첫 눈은 흘러간 시간의 증거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올해를 잘 보냈다는 따듯한 위로를 보내준다
겨울에서 겨울이 되기까지 긴 시간동안 잘 버티고 살았다고 말이다
또한 뒷심이 부족한 나를 밀어준다
이제 눈이 오기 시작하고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남겨진 시간들을 잘 보내라고 말이다
다른 이들의 심장은 첫 눈에게 어떤 의미를 붙여줬을까
'땅에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잃고 싶지 않은 것들 (0) | 2023.04.05 |
|---|---|
| 5:5의 출발선 (1) | 2023.01.13 |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0) | 2022.12.04 |
| 건방진 도파민을 도마에 올려놨다 (0) | 2022.11.29 |
| 선택의 근력을 늘리기 (0) | 2022.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