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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

GONZI 2022. 8. 20. 18:48

요즘은 누군가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고 듣고싶다.

매일매일 내 내면의 소리에만 집중하고 끝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다가도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왜인지 모르게 부끄러워진다.

세상은 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중심축을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당연한 사실이 날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할 힘을 주는 것 같다.

깜깜한 배경에 나만 비추고 있는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 함께 비추면서 왜인지 모를 안도감이 든다.

몇 년 전 수능이 끝나고 잠실타워 전망대에 가서 야경을 보았을 때 세상에 이렇게 크고 수많은 불빛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작고 아무것도 아닌 불빛같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때의 기분이랑 비슷하다가도 조금 다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있고 싶지만 뭐라도 하고 싶은 날 계획에 없이 가볍게 튼 영화가 나에게 새로운 공기를 주입시켰을 때의 기분은 참 좋다.

와누리 카히우 감독의 영화 '두 인생을 살아봐' 는 주인공 나탈리가 두 가지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의 삶이 두 갈래로 나뉘는 부분은 나탈리가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했을 때다. 임신을 했을 때, 안 했을 때로 그녀의 삶이 다르게 흘러간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선택의 무게는 어마어마하다. 이에 나탈리 또한 다른 삶을 살았지만 그녀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애니메이터로서의 꿈이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명의 나탈리가 밤을 새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교차되어 연출되었을 때가 내가 느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나도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이고 그 선택이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는데 크고 작은 선택들 가운데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인생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고 돌아가는 기분. 되는게 하나도 없는 기분. 내 발목에 모래주머니가 차여진채 뛰는 기분. 최근의 나는 속도감과 결과에 집착해 힘든 상태지만 결국 변하지 않는 내 자신의 어떤 힘을 발견했다.

세상 사람들이 인생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파뭍혀 나도 그냥 어영부영 끼인 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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